“저 새끼 지금 얼마나 저러고 있죠.”

“1시간. 심문을 하려고 해도 의미가 없네. 사람 말을 안 해.”

무력화 약물 한 팩이 얼마나 비싼데 저 지랄인지.

난 한숨을 푹 내쉬었고. 지친 눈으로 저스티스 놈을 온라인홀덤 바라보았다.

저스티스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사이를 조사했다는 사실은 그 부하들을 취조 하면서 이미 확인한 사실이다.

그리고 뭔가 알아냈다고까지 하는데, 그게 뭔지 알아내고자 심문을 하려고 해도 저리 광견병 걸린 다람쥐처럼 날뛰니 물어볼 수가 없다.

그 와중에도 계속 놈의 몸속으로 주입되는 무력화 약물이 아깝기 그지없다.

거기다 심문을 위해서 끌고 왔지만, 국회 쪽에 높으신 분 중 누군가가 저스티스가 체포되고 감옥에 처박혀야 진짜 정의가 실현된 거라며 날뛰고 있기에 오래 붙잡아 둘 수도 없다.

아마 이전에 자기 치부 덮고자 저스티스 놈을 정부 공식 히어로로 만들려고 한 정치인 중 한 명인 것 같은데.

자기가 저지른 짓이 노출될까 봐 겁먹고 저 지랄을 떨고 있는 것 같다.

이 상황에서 그런 개지랄을 떨고 싶냐고 진지하게 묻고 싶지만. 어쩌겠는가. 이 상황에서도 우린 일개 경찰인데.

“반장. 진짜 저놈 어떡합니다. 앞으로 1시간 뒤면 넘겨야 해요.”

동료가 우거지상을 하며 나에게 묻는다.

이 고생을 했는데 국회의원 놈 때문에 아무것도 못 얻고 이놈을 넘기는 건 억울해서 무리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한 번 미친 짓을 해보기로 했다.

잘려도 좋다, 안 잘려도 이 일만 끝나면 내가 나갈 거다. 이런 생각을 하는 놈도 이런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카메라랑 마이크 잠시만 꺼보세요.”

“예?”

“책임은 질 테니까. 잠시만 부탁할게요.”

“…… 죽이지만 마세요. 아니, 불구로 만들지도 마시구요…….”

이 사람은 대체 날 뭘로 보는 거지.

난 어이가 없어서 취조 시 녹화하는 카메라와 마이크의 전원을 내려다보는 동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혀를 차고 취조실로 들어갔다.

몇십 분 전에도 내가 들어왔었지만, 이놈은 날 보자 더욱 날뛰어 말을 거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내가 들어가니 구속복이 뜯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수준으로 날뛰었으나.

이번에는 순수하게 말로 설명을 들을 생각이 없다. 나는 수액 걸이대에 걸린 무력화 약물을 손에 들었고.

온라인홀덤 놈이 묶여있는 의자 다리를 걷어차 뒤로 넘어뜨렸다. 쿵! 소리가 나고. 저스티스는 짓눌린 개구리 같은 소리를 냈다.

“개윽?! 이, 이 개자식이!!”

놈은 바닥에 엎어진 상태로도 욕지거리를 뱉으며 흉흉한 눈으로 날 노려본다.

백도 뭣도 없는게 참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지만, 이놈들의 자신감이 어디서 왔는지는 특수 수사팀 생활을 하며 알아냈는데.

이 나라에서 슈퍼빌런이란 이름이 붙은 놈들은 취조실이건 감옥이건 어디서든 당당한데. 그 당당함의 원천은 바로 본인들이 가진 초능력이다.

슈퍼빌런이라 분류된다는 건. 초능력으로 간단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고, 경찰들이 수십 명이 달려들어야 겨우 체포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뜻.